정의
인지행동치료(Cognitive-Behavioral Therapy: CBT)의 발달과정에는 최소한 두 가지 주요 흐름이 있습니다. 하나는 고전적인 조건화와 조작적 조건화의 원리와 관련된 기법을 특징으로 하는 행동치료이며, 다른 하나는 1970년 초 이후에 인지 매개설이라는 구성 개념에 기초하여 출현한 인지치료입니다. 그런데 지난 몇 년 동안 인지행동치료의 전통 내에서 제3의 흐름이 출현하고 있는데, 변증법적 행동치료(dialectical behavior therapy: DBT)와 마음 챙김에 기초한 인지치료(mindfulness-based cognitive therapy: MBCT) 및 수용 전념 치료(ACT)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치료법들은 정서나 인지의 직접적인 변화보다는 사적 경험(private experience)의 수용이라는 맥락의 변화를 도모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서 수용 중심 치료법(acceptance-based treatment)이라고도 일컫습니다.
발전과정
인지행동치료의 제3흐름 혹은 제3세대의 하나인 ACT는 스티븐 헤이즈(Steven Hayes)가 발전시켰고, 헤이즈는 생각, 느낌, 감각 등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그것이 인지구조 틀 속에서의 생각이나 감정일 뿐임을 알게 하는 인지적 탈융합(cognitive defusion)과 마음 챙김을 통해 심리적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할 수 있다고 보면서, 부정적인 정서나 행동을 피하고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를 경험하고 수용할 것을 강조합니다. ACT의 목표는 바로 심리적 유연성의 증진에 있으며, 이는 마음 챙김과 수용과정, 전념과 직접적 행동변화과정이라는 두 가지 국면으로 구성됩니다.(Hayes, StrosahI, & Wilson, 1999).
ACT의 목표
정신병리에 대한 ACT의 모델은 인간이 학습을 통해 구축한 '언어와 인지구조 틀에 의해 사고하고 행동한다.'는 관계 구성틀 이론(relational frame theory)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관계 구성적으로 학습된 내용들이 인간의 행동을 조절하는 원천을 지배해 버리는데, 이것이 바로 인지적 융합입니다. 또한 ACT는 인간의 언어가 지닌 속성 때문에 심리적 경직성이 일어나며, 대개의 정신질환 형태는 인지적 융합과 경험 회피를 결과라고 보았습니다. 여기서 경험 회피란 자신의 특정한 사적 경험에 접촉하지 않고 사적 사건들의 형태나 빈도 또는 그것이 발생된 상황들을 바꾸려 할 때 생기는 현상으로, 사적 경험은 그 자체로 해롭지는 않지만 의도적으로 통제 노력을 한다면 역설적으로 증가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ACT의 개입은 융합과 회피를 와해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즉, 개인 내적 사건과 관계하는 방식을 변화시켜 스스로 소망하는 목표와 가치로 움직이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주요 목표입니다.
ACT의 역할
ACT는 먼저 정상성의 가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합니다. 즉, '인간에게 고통은 보편적이며 정상적이다.'라는 가정을 하며, 고통을 만들어 내는 근원이 인간의 언어적 과정에 있다고 보았습니다. 여기서 인간의 언어란 몸짓, 그림, 소리, 필기 형태와 같은 상징적 활동입니다. 인간의 고통은 언어적 맥락 내에서 이해될 수 있으며, 이러한 언어적 과정을 이해하고 바꾸는 것이 심리 치료자가 해야 할 일입니다. ACT의 철학적 배경은 기능적 맥락주의(functional contextualism)로서, 이는 사건 전체에 초점을 두면서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이 일어나는 심리적 맥락을 중시합니다. 즉, 내적 사건이 일어나는 심리적 맥락을 변화시킴으로써 내적 사건의 역할을 바꾸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ACT는 생각이나 감정과 같은 사적 경험의 내용을 바꾸기보다 그에 대한 관계를 변화시키는 데 역점을 두면서 경험의 수용이라는 맥락의 변화를 강조하고, 수용을 통해 생각을 생각으로, 감정을 감정으로 자각하여 탈중심화하며, 선택한 행동에 전념하도록 돕습니다. ACT는 심리적 수용을 방해하는 관념에서 벗어나 내적 경험을 기꺼이 수용하면서 현재에 접촉하고, 개념화된 자기에서 벗어나 자신의 가치를 위해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 요소, 즉 수용과 마음 챙김, 인지적 탈융합, 현재에 접촉하기, 초월작 자기, 가치와 가치에의 전념 등을 중시합니다. 치료적 과정은 순차적이고 선형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상호 연관되어 있으면서 유동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이전의 심리치료 이론들이 고통을 일으키는 심리적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면서 그것을 이겨 내는 것을 목표로 했다면, ACT는 고통이 일어나는 과정을 알아차리고 수용한 다음 가치 있는 삶에 전념하면서 그 싸움을 멈추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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